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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리답사/페루

페루 바예스타 섬 투어...구아노? 초석? 새똥 전쟁?

 

 

 

 

 

 

 

페루 수도 리마를 출발하여, 판 아메리칸 하이웨이를 달려 피스코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2011년 새해는 페루 피스코에서 맞았다. 자정이 되자 새해를 맞이하는 폭죽이 터지고 마을은 시끌벅적. 아침 일찍 바예스타섬에 들어가기 위해 파라카스 마을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파라카스는 ‘모래폭풍’이라는 뜻으로, 정오가 되면 모래를 가득 품은 채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작은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섬답게 선착장 주변에서부터 펠리컨을 쉽게 볼 수 있다.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이용하여 섬으로 향한다. 섬으로 가는 도중 모래언덕에 새겨진 촛대 지상화‘칸델라브로’를 볼 수 있다. 폭 70m, 길이189m, 깊이 1m, 선폭 4m의 거대한 그림이다. 고대 이곳을 지배했던 나스카 문명의 흔적으로 추측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온 이유는 홈볼트 해류의 기상이 몰고 오는 염도 높은 안개로 인해 그림이 굳어져서 그렇다고 한다.

섬이 멀리 보이기 시작하자 하얗게 눈이 쌓인 섬위에 새까만 점들이 보인다. 궁금하다. 엄청나게 많은 새 떼와 새똥이었다. 바예스타 섬은 물개, 펠리컨, 펭귄, 갈매기, 그 밖의 이름모를 바다새들로 가득찼다. 말 그대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조류학자들에 따르면 최소 수백 종 3억마리 이상의 물새 군락이 서식한다고 한다.

 

바예스타 섬은 구아노(Guano) 생산지역으로 그 흔적이 남아있다. 페루의 구아노는 수 만년동안 바닷새의 배설물들이 쌓여서 수 백미터의 거대한 퇴적을 이루고 있어서 별다른 가공없이 채취해서 비료로 사용하면 되는 천연비료 이다. 처음에 유럽인들은 구아노의 중요성에 대해서 전혀 인식을 하지 못했다. 유럽에서 급격한 인구증가로 농업생산성 증대가 필요해지자 잉카인들이 사용하던 구아노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1840년대부터 수많은 증기선들이 페루의 구아노를 유럽으로 실어 날랐다. 유럽의 금융자본들이 페루에 투자를 하고 페루는 구아노로 인해 많은 수익을 거둬들였다. 페루는 구아노로 인한 경제호황을 누렸다.

1860년 경 페루의 구아노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며 고갈되면서 페루와 국경 가까운 곳 아타카마 사막의 초석지대를 찾아내게 된다. 초석은 흰색의 투명하고 반짝이는 광물로 질산나트륨과 질산칼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연 상태에서 지구상의 거의 대부분의 매장량이 이 지역에 집중되어있다.

이 지역은 1825년 볼리비아가 공화국으로 독립하면서 볼리비아 영토가 되었다. 당시 실제로 초석광은 볼리비아 영토 내에 있었다 뿐이지 칠레와 영국계 자본 등이 세운 회사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던 상태였다. 초석 판매는 칠레사람들이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볼리비아 정부가 이들에게 세금을 매기려고 하자 칠레가 군대를 동원해서 안토파카스타 주를 점령하면서 타라파카 주의 초석 자원 획득을 목적으로 페루에도 선전포고를 하여 태평양전쟁(1879~1883)이 발발하였다. 서구는 칠레를 지원하여 페루와 볼리비아에 맞서게 하였다. 영국은 칠레 해군을 지원했고 프랑스는 칠레 육군을 지원했다. 이 새똥 전쟁(초석전쟁)으로 페루는 폐허가 되고 볼리비아는 바다로 나가는 통로를 모두 잃어버리고 내륙국으로 전락했다. 칠레의 초석이 페루의 구아노를 대체하게 되었고, 칠레 초석이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되었다.

그렇지만 독일은 1차대전 중 영국으로부터 해상 봉쇄령을 받고 초석을 공급받지 못하자, 1908년 대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여 화약과 비료를 만드는 기술을 성공하였다. 그 후 화학비료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부터 초석은 잊혀진 자원이 되었다. 칠레는 초석의 생산에도 불구하고 공장에서의 질산의 대량생산으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점차 쇠퇴하게 된다.

 

이 지역의 초석은 바다와 바람과 지형과 햇빛이 만들어 낸 것이다. 공기의 7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는 태평양의 조류와 박테리아에 의해 고정되고, 그 질소를 포함하고 있는 조류가 죽어 분해된다. 분해된 물질은 파도가 높이 솟구칠 때 남서풍을 타고 해발 고도 2000m해안 산맥까지 날아간다. 이 물질을 안데스 산지의 강렬한 햇빛이 초석으로 바꾸며, 이것은 다시 분지로 내려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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