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봉 퇴적층, 호수 가운데 모래와 펄이 오랜 세월 한켜 한켜 쌓여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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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의 '강'은 '강(江)'을 의미하는 것일까?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술에 취해 뱃놀이를 하던 중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강(岡)'자는 언덕이나 산등성이를 뜻하는 것으로 해변에 드러난 해안절벽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국의 지형산책' 에서 설명하고 있으나, 1800년대 중~후반(19세기 중~후반)의 '부안격포도형변산좌우도'(扶安格浦圖形邊山左右圖)에 채석강(彩石江)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강(江)으로 표기해 왔음을 알 수 있다.
1. 지질
격포 채석강 일대의 지질은 크게 선캄브리아대의 화강암, 편마암을 기반으로 하고 그 위에 중생대 백악기에 퇴적된 격포리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격포리층: 약 7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부터 쌓이기 시작한 퇴적암층으로, 주로 역암, 사암, 이암의 교대층, 셰일, 그리고 화산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퇴적층은 과거 이 지역이 호수였음을 시사하며, 당시의 다양한 퇴적 환경과 지질학적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다.
화성암: 격포리층 내에는 화산 활동의 흔적인 화산회층과 이를 뚫고 올라온 마그마가 식어 형성된 화성암 맥(관입 구조)도 관찰된다. 특히, 검은 퇴적암 옆으로 길게 이어진 누런 화성암 맥은 마그마가 퇴적암층을 뚫고 들어온 명확한 증거이다. 또한, 굳지 않은 퇴적층에 용암이 흘러 섞이면서 형성된 특이한 암석인 페퍼라이트도 발견된다(적벽강).
2. 지형
채석강은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인해 형성된 아름다운 해안 지형을 자랑한다.
해식애 (해안 절벽): 오랜 시간 동안 파도의 침식과 풍화 작용을 받아 형성된 수직 절벽으로,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층리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닭이봉 아래로 이어지는 해식애는 채석강의 대표적인 경관이다.
파식대: 해식애 아래 넓게 펼쳐진 평탄한 암반 지형으로,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깎여 만들어졌다. 썰물 때가 되면 넓은 파식대가 드러나 다양한 퇴적 구조와 해안 침식 지형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해식동굴: 파도의 침식에 약한 부분이 깎여 들어가 형성된 동굴이다. 채석강 주변에는 여러 개의 해식동굴이 발달해 있으며, 특히 격포 방파제 쪽에 높은 해식 절벽과 함께 해식동굴들을 볼 수 있다.
돌개구멍 (마린포트홀): 파식대 바닥에는 파도에 의해 회전하는 자갈 등에 의해 깎여 만들어진 둥근 형태의 구멍들이 발달해 있다. 밀물 때 바닷물이 고여 조수 웅덩이를 형성하기도 한다.
연흔: 격포리층 내에는 과거 호수 바닥에 물결의 흔적이 남아 형성된 연흔 구조가 발견된다. 이는 과거의 퇴적 환경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지질학적 증거이다. 현재 해변에서도 파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연흔을 함께 관찰할 수 있어 흥미롭다.
3. 형성과정
격포 채석강의 아름다운 지형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다.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 작용: 약 7천만 년 전, 이 지역은 거대한 호수였으며 주변 지역에서 운반된 다양한 퇴적물과 화산재 등이 호수 바닥에 오랜 시간 동안 쌓여 두꺼운 격포리층을 형성했다.
지각 변동 및 융기: 신생대 제4기 (약 260만 년 전 ~ 현재) - 이 시기에 융기와 해수면 변동, 파도 침식 등의 작용으로 현재의 채석강 지형이 만들어졌다. 이후 지각 변동으로 인해 이 퇴적층이 융기하여 해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파도의 침식 작용: 해안가에 위치하게 된 격포리층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의 강력한 침식 작용을 받기 시작했다.
차별 침식: 퇴적암층은 층마다 굳기 정도나 암석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파도의 침식에 대한 저항력이 다르다. 이러한 차별 침식으로 인해 단단한 부분은 깎이지 않고 남고, 약한 부분은 먼저 깎여 들어가면서 현재와 같은 수직 절벽(해식애)과 다양한 해안 지형(파식대, 해식동굴, 돌개구멍 등)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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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생대 백악기 말 호수에서 퇴적된 지층
채석강의 지질은 선캄브리아대에 형성된 화강암과 편마암이 기저층을 이루고, 그 위는 중생대 백악기 무렵에 형성된 퇴적암이 덮여있다. 이는 과거에 이 일대가 바다나 육지의 호수였음을 뜻한다. 약 7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의 대규모 지각 변동으로 저지대를 이루는 분지가 여러 곳에 생겨났고, 이곳으로 물이 흘러들어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오랜 세월 동안 자갈과 모래가 때로는 셰일과 진흙이 강물을 타고 내려와 여려 겹의 퇴적층이 형성되었다.
이후 신생대에 들어와 이 퇴적층은 지반의 융기로 지표에 드러나게 되었고, 제4기가 시작된 약 200만 년 전부터 수차례의 해수면 변동에 의해 깍이고 잘려나가면서 지금의 퇴적층 단면을 드러냈다. 지금도 채석강은 바다의 물결에 의해 육지쪽으로 계속 침식을 받고 있다.
격포리 일대의 퇴적 규모는 중생대 백악기의 다른 호수들에 비해 작은 편이었지만, 호수는 길이가 대략 수십km, 폭이 수km, 최대 수심 200~300m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건조한 산지에서 공급된 많은 퇴적물을 머금고 빠르게 흘러가는 붉은 강들이 호수 주변에 여럿 분포했을 것이다.
지질 변동의 역사와 기후변화를 알 수 있는 해식 절벽
채석강의 해식 절벽에 노출된 퇴적암 층리를 보면 그것이 쌓일 당시의 호수 환경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노출되어 있는 격포리 퇴적층은 하부에서 상부로 가면서 역암에서 이암으로 입자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채석강 해수면 부근의 암석은 검은색의 이암과 실트암으로 되어있어 얇은 책이 연상되지만, 윗부분은 층리가 두껍게 나타나는 사암 곳곳에 앏은 역암층이 끼어 있다.
퇴적 구조상 채석강의 아래층일 것으로 보이는 봉화봉 남쪽에는 큰 바위들이 포함된 역암층이 두껍게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래로 갈수록 입자가 크고 위로 갈수록 입자가 작아지는 것이다. 이런 퇴적 구조로 볼 때 입자가 크고 불규칙한 역암층이 쌓인 환경은 수심이 깊고 경사 급한 호수 속이었으며, 층의 두께로 볼 때 그 시기는 비교적 길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입자가 고운 이암과 실트암이 쌓일 때는 비교적 평온한 수중삼각주 평원이었으며, 이런 시기는 상대적으로 짧았을 것이다.
호수의 퇴적 환경을 종합해보면 하부에서 상부로 가면서 먼저 호수 가장자리의 수중 삼각주 사면과 평원에서 퇴적이 시작되었고, 이후 분지가 침강하면서 수심이 깊어져 호수 바닥에서 퇴적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자연사 기행, 한겨례신문사 및 한국 지형 산책, 이우평>
<그림출처 : 한반도의 자연사 기행, 211쪽, 한겨례출판, 전승수,김승범 박사 자료>
암맥도 보인다. 암회색 셰일층에 화성암(유문암, 안산암)이 관입한 암맥이다. 화성암 관입암체에 의해 경계부가 모암인 암회색 셰일이 열변성 작용을 받아 변성되었다. 또한 관입과정에서 모암의 흔적을 나타내는 포획암을 관찰 할 수 있다. 암맥은 해수의 침식에 의한 저항 정도가 달라 해식절벽에서는 주변의 암석보다 지표에 두드러져 있고 색과 구조에 의해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파식대 부분에서도 관입암에 의해서 열변성된 호온펠스를 관찰할 수 있다. 변성된 부분의 폭은 1~2 m 정도이다. 암맥은 밝은 색을 띠고 있으나 변성된 부분은 셰일층에 비하여 색이 어둡고 치밀한 조직을 띠고 있고, 화성암체와 접촉 변성부를 용이하게 찰 할 수 있다. 암맥 속에 10~50 cm 정도의 크기가 다양한 포획암이 발견된다. 관입암체 주변 셰일이 호온펠스로 변성된 것으로 판단하여 셰일층이 퇴적된 후에 화성활동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관입암체와 퇴적암 및 변성암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성암에 의한 변성을 쉽게 관찰 할 수 있다.
해식절벽에 분포하고 있는 지층은 대부분 수평으로 층리가 잘 발달되어 있지만, 어떤 셰일층은 단층이 져 있고, 어떤 사암층은 심하게 구부러져 있다. 구조적 습곡이 아닌 층내 교란 구조( 연질 변형 구조) 이다. 층내 교란 구조 층은 퇴적물이 고화되기 이전에 사태 등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상부에는 두께 약 9 m, 폭은 약 30 m 정도의 사질 역암으로 구성된 삼각주 로브 퇴적층의 단면을 관찰할 수 있다.
해식절벽은 닭이봉 아래에 발달되어있다. 해식절벽이 발달되어 있으며 높이는 약 30~50 m이다. 30~50m로 퇴적층 생성 순서를 해석하기에 매우 좋은 장소이다. 하부층으로부터 셰일층, 역암층, 사질/점토질 역암층, 층내 교란 구조층, 삼각주 로브층, 역암층 순으로 나타난다. 암회색 셰일층의 퇴적환경은 유기물이 풍부했던 환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식절벽 하부에는 해식동굴, 해식대지가 함께 나타나 있다. 해식동굴은 해식절벽에 약한 수직절리가 있는 곳에 폭은 좁고 높이는 높게 형성되어있다. 절리의 약한 부분을 파도에 의한 침식에 의해서 만들어졌으며 해식동굴의 폭은 2~3 m, 높이 4~5 m, 깊이는 3~5 m 정도이다. 파식대(해식대지)는 해파의 작용에 의해 해식절벽이 침식되어 만들어진 평평한 대지이며 채석강 전 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방파제 부근에서는 사암사이에 모난 돌로 이뤄진 역암층이 끼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은 호수 속 급경사면에 불안정하게 쌓여 있던 자갈이나 바위들이 물속에서 사태를 일으켜 모래가 쌓여 있던 더 깊은 호수 속으로 이동해 왔거나 경사 급한 호수 속의 작은 물길을 따라 실려내려 왔는 것을 보여준다.
해식동굴, 해식동굴은 파랑에 의해 절리를 따라 집중적인 차별침식으로 만들어졌다. 해식동굴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위쪽 지층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게 되고, 위의 지층이 무너져 내리면 해식절벽이 해안에서 뒤로 후퇴하게 된다.
동굴 바같쪽에서 바라보면 사암층 사이에 두꺼운 역암층이 약간 경사진 상태로 끼어 있는데, 호수 속 급경사면에 불안정하게 쌓여 있던 자갈이나 바위들이 물속에서 사태를 일으켜 모래가 쌓여 있던 더 깊은 호수 속으로 이동해 왔거나, 경사 급한 호수 속의 작은 물길을 따라 실려 내려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중국에 채석강, 적벽강이 있나요? *****
채석강은 없지만, 중국 안후이성 (安徽省, Ānhuī Shěng) 마안산시 (马鞍山市, Mǎ'ānshān Shì) 창장 (长江, Chángjiāng) 남쪽 강변에 이태백과 관련된 채석기(采 캘 채, 石 돌 석, 矶 물가 기)가 있다. 이태백을 기리는 누각인 **태백루(太白楼)**가 있으며, 태백루는 채석기의 상징과 같은 건축물로, 강가 절벽 위에 세워져 있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태백과 관련된 다양한 전설과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기(矶)는 강변에서 강 안으로 쭉 뻗어나온 바위나 자갈밭을 말한다.
적벽강은 없지만, 중국 후베이성 황강시 황저우구에 위치한 명승지 '동파적벽' 이 있다. 소동파(東坡)가 유배 생활을 하면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적벽부(赤壁賦)'를 지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색을 띤 절벽과 굽이치는 장강(長江)이 어우러져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부안 적벽강은 동파적벽의 적벽에서 따온 이름이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적벽과 동파적벽의 적벽은 같은 곳이 아니다.
<참고문헌>
'한반도의 자연사 기행', 한겨례신문사
'한국 지형 산책', 이우평
'전북 부안군 채석강 일대의 야외지질 학습자료 개발 및 적용', 2007, 박재문, 양우헌, 조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