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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리답사/이집트

카르나크 신전(Karnak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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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나크 신전(Temple of Karnak) - 2023년 1월 13일 오후 


방문자 센타 검색대를 통과하면 카르나크 신전의 커다란 모형이 있다. 신전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티켓 검사를 받고 밖으로 나가면 넓은 광장이다. 야자수 길을 따라 걷다 또 한번의 검색대를 거치면 스핑크스 길과 제1탑문이다.


카르나크 신전은 테베의 3주신(아멘, 무트, 콘수)을 모시는 신전으로 아멘 대신전이 중심이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대적으로 개축을 한 시기는 신왕국 시대로 아멘호테프 1세를 시작으로 하트셉수트, 투트모세3, 아멘호테프3, 람세스 2세 등 많은 왕들이 신전을 손봤다.

카르나크 신전의 중심 아멘 신전 평면도(출처:Description de l'Egypte 수정 인용)

아멘 대신전은 -서를 축으로 하고 있으며, 나일강을 맞이하는 서쪽이 정면이다. 정면에는 고대의 선착장이 있었고 한 때는 나일강과 운하로 연결되어 배로 신전에 도착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해자처럼 생긴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세티 1세의 작은 오벨리스크 1기가 외롭게 서있고, 람세스 2세가 건립한 양머리 스핑크스(아멘신의 성수)가 제1탑문까지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다.

(양머리)스핑크스 길과 제1탑문

1탑문은 엄청 큰 건축물인데 어떤 부조도 문자도 없다. 깃발 다는 깊게 패인 홈이 8개만 있을 뿐이다. 탑문을 들어서면 큰 마당(Great Court)으로 오른쪽에 흙더미가 쌓여있는데 어떤 용도인지 궁금하다. 북쪽(왼쪽)에 신전(세티 2)이 있으며, 그 옆으로 18개의 원기둥 회랑과 그 앞에 양머리 스핑크스가 앉아있다. 남쪽에도 북쪽과 비슷한 원기둥과 길게 늘어선 스핑크스가 있고, 그 끝부근에 람세스 3세의 신전이 있다. 신전 입구에는 2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신전 안에는 부활의 과정을 끝낸 오시리스의 형상을 취한 파라오 모습의 석상들이 많이 훼손된 채로 서 있다.

 

다시 큰 마당으로 나오면 마당 한가운데 밑부분만 복원해 놓은 듯한 원기둥들이 보이고, 딱 하나만이 개화식 파피루스 원기둥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2탑문 앞에는 람세스 2의 커다란 동상이 서있는데, 석상의 다리 사이로 맏딸이며 왕비였던 빈타나트(Bintanath)의 상이 작게 표현되어 있다.

 

2탑문을 지나면 카르나크 신전에서 가장 웅장하고 장엄한 134개로 된 원기둥의 행렬이 나타난다(Great Hypostyle Hall). 원래는 천장이 있는 신전이었다고 하는데 중앙에 있는 12개의 원기둥을 주변의 원기둥(122)보다 높게 만들어 그 높이의 차이로 빛이 들어들오게 했다고 한다. 지금은 지붕이 없어져 파란 하늘과 태양 빛이 바로 원기둥 사이를 비춘다. 원기둥에는 채색한 흔적이 기둥 윗부분에 약간씩 남아 있으며, 상형문자가 가득하다. 벽들에는 세티1세와 람세스 2세의 승전을 기록하고 있으며, 장엄하고 웅장한 대열주실은 파라오의 즉위식, 축제 등이 열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중앙 12개 원기둥과 주변의 원기둥 122개, 높이 차이로 빛이 들어오게 한다
대열주실


3탑문은 아멘호테프3세 때 건축, 4탑문은 투트모세1세 때 건축된 것을 세티2세가 복원,

3탑문과 4탑문 사이에는 작은 마당이 위치하며, 동 마당에는 투트모세1세의 오벨리스크가 있고(높이23미터, 무게143), 4탑문 안쪽에는 하트셉수트 여왕의 오벨리스크(높이 27.5미터, 무게 320)가 있다. 오벨리스크는 고대 이집트에서 태양 숭배의 상징으로 세웠던 기념비이며, 아스완에서 배를 이용해 가져온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원래는 밝게 빛나게 하기 위해 금과 은으로 뒤덮여 있었으나 도둑들이 떼어갔다고 한다. 3탑문과 제4탑문 주변을 뱅뱅 돌았다. 놓친 일행을 찾기 위함이었지만, 덕분에 직진하지 않고 다른 부분을 볼 수 있는 행운이었다.

투트모세 1 세의 오벨리스크(왼쪽)와 하트셉수트 오벨리스크(오른쪽)

3탑문과 제4탑사이 마당에서 남쪽으로 제7탑문, 8탑문, 9탑문, 10탑문을 거쳐 스핑크스 길을 따라가면 무트신전이나 룩소르 신전으로 갈 수 있다. 8탑문 앞까지 걸어보았다.

지성소 앞 제6탑문 안마당의 파피루스와 로터스 기둥

5탑문은 투트모세 1세 때 건축, 6탑문은 투트모세 3세 때 건축된 것으로 제6탑문에는 투트모세 3세가 시리아와 누비아 원정에서 정복한 도시목록이 새겨져 있다. 6탑문 안마당에는 상하이집트를 상징하는 파피루스와 로터스 기둥이 있으며, 안쪽에 지성소가 있다. 지성소는 동쪽과 서쪽으로 개방되어 일출과 일몰 때 햇살이 아문신의 지성소를 비출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지성소는 2중 구조로 외실은 투트모세 3세 때 건축, 내실은 기원전 3년경 프톨레마이오스(Ptolemise)왕조 때 건설했다고 한다. 벽면 중에는 하트셉수트 여왕의 모습과 왕명이 투트모세 3세에 의해 삭제된 것도 있다.

카르나크 신전의 일출모습과 동쪽에서 바라본 지성소 

가장 동쪽 끝에는 투트모세 3세 때 지어진 축제전이 있다. 20개의 원기둥과 32개의 각기둥으로 구성된 열주실은 콥트 교도의 수도원으로 이용되었으며, 열주실 안쪽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개조하여 스스로 이름을 새긴 사당과 시리아의 드문 동식물을 새긴 식물원등이 존재 한다.

Scarab와 하트셉수트 오벨리스크

출구쪽으로 걸어 나오다 보면 지성소 남쪽 방향에 제사장들이 종교의식을 행하기 전 목욕재계를 하던 성스러운 호수가 있다. 호수의 입구 쪽에는 얼마전까지 누워있었던 Hatshepsut 여왕의 오벨리스크가 받침대 위에 세워져있다. 오벨리스크에 표현된 상형문자와 그림에는 아몬으로부터 왕관을 받아 쓰는 여왕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사전 공부가 미흡하여 확인하지 못하고 사진 촬영만 했다. 오벨리스크 옆에는 고대 이집트의 신성한 동물 딱정벌레(Scarab)의 석상이 있는데, 어둠을 물리치고 떠오르는 태양과 아침에 다시 탄생하는 파라오를 상징한다하여 많은 사람들이 탑돌이 하듯 돌고 있다.

오벨리스크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일행들을 만나 나오는 길목의 하늘은 태양에 익어 붉게 물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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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강암, 사암과 이집트 신전 건축(카르나크, 룩소르)

화강암은 한국인에게 굉장히 친숙한 암석이다. 주변의 많은 산에서 화강암을 흔히 볼 수 있다. 화강암은 단단하며 쉽게 구할 수 있는 건축 재료였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여러 건축물들이 화강암으로 지어졌다. 청와대와 북악산, 경복궁과 광화문, 속리산 문장대, 설악산 울산바위, 대구 팔공산, 부산의 금정산, 계룡산, 월출산도 화강암으로 구성되어있다. 경주 불국사, 경주 남산의 석탑과 석불, 토함산의 석굴암등이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집트 신전의 석상들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석상들이 붉은색과 검은색을 띠고 있는 것은 화강암을 구성하는 요소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흑색, 짙은 녹색, 황록색 화강암에는 감람석, 각섬석, 흑운모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흰색, 회색 적색, 연 분홍색, 회백색 화강암은 장석과 석영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카르나크 신전 원기둥이 원통형으로 층층히 쌓아 올려져 있다. 1871년
석상의 색이 다르다(의미가 있을까? 네크로폴리스와 헬리오폴리스?)


원기둥에는 많은 조각과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신전의 원기둥은 대부분 퇴적암인 사암이다. 사암은 화강암에 비해  조각하기 좋다. 원기둥은 퇴적암인 사암을 원통형으로 잘라 위로 쌓아 올려 만들었다. 이집트인들은 퇴적암이 위에서 누르는 압력에 강하다는 특성을 알고 이용한 것이다. 높이 쌓아 올려진 원기둥은 매우 웅장하다. 카르나크 신전의 원기둥 중에는 원통형 조각을 쌓아 올리고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기둥이 남아 있어 이러한 추정을 확인케 해준다.

왜? 이러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걸까? 궁금하다


이집트 신전의 열주실과 원기둥은 간격이 매우 좁다. 퇴적암인 사암은 판재의 모양으로 만들기는 쉽지만 원기둥 사이에 올려져 자체의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강도가 부족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원기둥의 간격을 좁게 한 것이다. 열주실과 신전의 천정 일부가 남아 있는 점으로 보아, 천정이 있었는데 허물어져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기후적인 이유와 하늘을 받치고 있어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종교적 믿음 등으로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참고문헌>

Description de l'Egypte, Second Edition. Antiquities, Volume 3 (Plates). 1822
고고학자와 함께하는 이집트 역사기행, 요시무라 사쿠지, 서해문집, 2002
크리스티앙 자크와 함께 하는 이집트 여행, 크리스티앙 자크, 문학세계사, 2006
이집트의 예술, 게이 로빈스, 민음사, 2008
룩소르 신전의 재구성, https://www.thefirstmedia.net/news/articleView.html?idxno=23409 , 곽민수, 2016
고대 이집트 해부도감, 곤도 지로, 더숲,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