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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리답사/전북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전라북도 지진

클릭하면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로 이동

우리나라의 지진 관측은 1905년 조선총독부관측소에 지진계를 설치하면서 시작되었다. 관측 이전의 역사지진은 역사 문헌의 기록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이 지진 발생 사실만을 기록하고 있거나, 통치자의 관심이나 정치적 여건에 따라 기록이 많거나 빠질 수도 있어 기록된 발생 횟수만으로 그 당시의 지진의 진실을 아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 안전지대라고 여겨왔던 전라북도 부안에서  최근(2024.6.12) 지진이 발생했다. 한계가 있지만 이곳의 역사지진의 흔적을 알고싶어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검색해 보았다.

조선왕조실록 국역본에서 지진을 검색하면 2,059건이 나온다. 한자와 함께 지진(地震)’ 검색하면 국역 538, 원문 1,899이라고 나온다. 왜 검색 결과가 다르게 나올까? 궁금하지만 오늘은 국역 검색 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한국기상기록집과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에서 검색 결과의 차이, 불완전한 수작업 등으로 인해 이곳에 제시하는 숫자는 절대 수치가 아닙니다.

조선왕조실록국역본에서 전라도 지진으로 검색한 결과 247, 경상도 388, 충청도 210, 강원도 111, 황해도 135, 평안도 274, 함경도 45, 경기도 53이다. 어찌되었건 숫자만 보았을 때 경상도, 평안도, 전라도 순이다. 숫자만으로 지진의 분포를 논하는 것은 무리지만 조선시대 지진은 전국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함경도가 적고 남동해안, 남부내륙과 서해안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출처: 한국 기상기록집, 한반도 역사지진 기록(2년~1904년), 기상청


지역 범위를 전북특별자치도로 한정하면 어떨까?

전주가 가장 많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조선왕조실록에 전라북도 지진 기록1412년 고부, 김제의 지진을 첫 기록으로 시작해서 1754년 부안 지진 기록을 마지막으로 전라북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342년 동안 109회(평균 1년의 3회)의 기록을 보인다. 지진 발생을 지역별로 분류하면 28개 지역으로 나뉜다. 전주(34), 함열(19), 남원(18), 금구(18), 장수(16), 용담(15), 무주(15), 임피(14), 여산(14), 김제(13), 옥구(12), 고산(12), 익산(11), 진안(10), 흥덕(10), 임실(10), 정읍(9), 순창(9), 용안(9), 운봉(8), 고부(7), 태인(7), 무장(6), 만경(6), 부안(6), 고창(5), 완산(1), 무풍(1) 등 지역명과 함께 총 315회를 기록하고 있다. (315의 의미는 같은 날 여러 발생 지역명이 함께 기록되기때문에 지진 횟수가 아님. 지역명이 없이 '전라도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는 불포함)

중종,세종,명종 때 순으로 나타난다.



발생 시기별 횟수를 보면 15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가장 많은 지진이 기록되어 있는데 18세기 이후 기록의 숫자 줄어든다. 전라북도 지진 기록은 중종(22) 세종(19) 명종(15) 순으로 많다. 태종(4) 단종(7) 세조(3) 예종(1) 성종(2) 연산군일기(2) 선조(3) 인조(7) 효종(2) 현종(6) 숙종(14) 영조(1)이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통해서 지진의 진도 규모를 알 수 있을까?

표현하고 있는 문장을 통해 진도 규모를 추정할 수 있지만, 발생지역에서 직접 체험한 사실을 기록한 것인지 멀리서 듣고 표현한 것이 알 수가 없다. 또한 피해 정도를 오늘날의 건축물을 기준으로 해석할 수도 없어 진도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느정도 추정할 수 있는 표현의 예는 아래와 같다.

[지진(地震)이 있고, 산이 무너지고, 물이 넘치고, 지진이 일어나고 천둥과 번개가 치다. 우레하다. 지진이 일어났는데 지붕 기와에서 소리가 났다. 지진이 일어 집이 흔들리다. 지진이 있었는데 가옥들의 기와가 떨어졌다. 지진이 3일 동안 일었다. 지진이 있어 해괴제(解怪祭)를 행하다.] *해괴제(解怪祭)는 나라에 이상한 재변이 있거나 자연 현상의 이상 변화가 있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 전라도 전주(全州)·익산(益山)·용안(龍安)·흥덕(興德)·무장(茂長)·고창에서 지진(地震)이 일어나 담과 가옥이 무너지고 허물어졌으며, 사람이 많이 깔려 죽어 해괴제(解怪祭)를 행하였다(단종 2년 12월28일 갑진, 1455년 1월 15일). - 진도 8~9 정도 추정, 전라도 무장(茂長고창(高敞흥덕(興德)에 지진이 일어나고 우레가 쳤다. 전라도 고산(高山) 30여 고을에 지진이 발생하였다.]

[*광주(光州)·강진(康津)·운봉(雲峰)·순창(淳昌) 등 네 고을이 더욱 심하였는데, 집이 흔들려 무너질 듯했고 담장이 무너졌으며 지붕의 기와가 떨어졌다. 말과 소가 제대로 서 있지 못했으며 길가는 사람이 다리를 가누지 못하여 놀라고 겨를이 없는 가운데 엎어지지 않는 자가 없었다. 이런 참혹한 지진은 근래에 없던 일이었다. 감사가 보고하였다.(현종 [개수실록] 11년 9월 17일 신미, 1670년 10월 30일 ) ]- 진도 7  추정

출처: 한국 기상기록집, 한반도 역사지진 기록(2년~1904년), 기상청

 <참고자료>
한국 기상기록집, 한반도 역사지진 기록(2년~1904년), 기상청
조선왕조실록
https://sillok.histor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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